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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리지
라비앙로즈_뒤피 {개별도안} #18/28
-2015.01.05 일기    [제18장: 이하필여사의 하필스토리] 제 이야기에는 '하필'이라는 부사가 잘 등장해요. 어쩌다 큰 맘 먹고 세차 한 번하면 '하필' 다음날 비오는 거. 그것도 시원하게 쫘~~악 뿌려주는 게 아니라 영감님 오줌 찔금거리듯 깨지락깨지락 몇 방울 내려서는 차에 먼지 얼룩만 남기는, 이 정도 스토리는 기본이구요. 몇 년전 수능 고사장 업무 총괄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을 때, 그 때 한창 신종플푸가 창궐해서 학생 중에는 결석이 무지 많았거든요. 휴교를 하네 마네 하면서도 모두가 전염되지 않고 꿋꿋이 잘 버티고 있었는데 '하필' 수능 며칠 앞두고 딱 제가 걸려서, 그것도 그 지역에서 딱 저 하나만 그래서, 혼자 집에서 격리치료하며 메일과 전화를 이용해 원격으로 일을 했더랬죠. 어디 이런 것 뿐이겠어요? 운전면허시험 보는데 '하필' 완존 신삥 새차가 걸려서는 (그때는 운전연습용 차량은 모두 스틱에 노후 차량였어요.) 평소 연습대로 페달을 밟았을뿐인데 차가 지맘대로 슝슝 나가더니만 언덕을 내려올 때도 속도가 안줄어 둘레에 박아놓은 폐타이어들을 들이박고 멈췄더랬죠. 면허시험장에 싸이렌이 울리고, 사람들이 저한테 막 모여들고... 향후 몇 년동안 운전시험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겁을 줘서는 제가 사정사정하고... '하필' 저 태워다 준다고 남편이 동행했기에 장면 하나하나를 고스란히 다 봤고... 벌써 25년 전 일이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아... 팔리쪽. ㅋㅋㅋ 딸애 출산하러 가던 날, '하필' 그날 아침에 누군가 우리 차를 박고 도망가서는 출발하려고 보니 조수석 문이 우그러져 있는 거예요. 하지만 정식 진통이 시작된 관계로 차 수리하러 갈 시간이 없었죠. (여기서 정식진통이라 함은 전날 가진통이 와서 출산용품 챙겨서 기껏 병원에 갔다가 퇴짜 맞고 돌아왔거든요.) 창문은 이상 없이 작동하나 제가 한번 내려봤는데, 이게 화근이었어요. 내려온 창문이 올라가지는 않는 거예요. 참문은 안닫히고, '하필' 그날 비가 제법 내려서 차가 달리니 안으로 비가 다 들이치더군요. 뒷자리로 가면 되지? 하시겠지만 '하필' 그 때 저희 차는 스포츠카라 투도어, 즉 뒷문이 없는 차였어요. 뒷자리로 가봤자 바람방향에 의해 비 들이치는 건 마찬가지더라구요. 허는수 없이 우산을 펼쳐 창문쪽에 막고 송파구에서 강남세브란스까지 갔더랬죠. 신호대기하면 다른 차들이 다 쳐다보고, 저는 우산 날아갈세라 힘을 빡줘서는 배가 아픈 게 아니라 손목이 아프더라구요. '하필'과 관련한 지난 에피소드를 얘기하면 끝도 없을 거고, 하긴 태생부터가 저는 '하필' 과 밀접한 여인네여요. '하필' 울엄마가 저를 가지셨을 때 울집이 이사를 하게 되었나 봐요. 이사를 앞두고 있으니 김장 날짜를 미뤘대요. 예전엔 김장을 하면 독을 마당에 묻었으니까 이사간 집에서 김장하는 게 바람직한 수순이었겠죠. 이사를 하고 짐 정리도 안 된 상태에서 외할머니가 울집에 오셔서 김장하려고 배추를 절이는데 (예전엔 포장이사 같은 거 없었어요. 신세대를 위한 상세 설명.ㅋㅋ) '하필' 그 때 예정일보다 빨리 엄마의 진통이 시작되었던 거죠. 이삿짐은 방방 늘어놓고, 김장한다고 잔뜩 벌여놓고, (그땐 김장을 100포기, 200포기 이렇게 하던 시절이었어요.) 위로 언니가 둘 있었는데, 연년생이라 하나는 다섯 살, 하나는 네 살. 아이고... 생각만으로도 정신 사나워라.^^ 이리하여 엄동설한에, 그것도 오밤중에, 제가 세상에 나왔는데 태어날 때부터 불효녀였던지라 그게 평생 가나 봐요.^^ 저의 '하필' 이야기는 머피의 법칙만 적용되는 게 아니고 셀리의 법칙과도 관계 있어서 포토스티치 제1회 전시회를 해운대 문화회관에서 할 때 개막 날이 '하필' 저의 벌스데이였다죠.ㅋㅋㅋ 이하필여사의 하필스토리는 이번 정모에도 이어져 그 많고 많은 날들 멀쩡하다가 '하필' 대전 가기 전날밤부터 안면에 심한 통증이 찾아와서는 티 안내고 참아내느라 애를 먹었죠. '하필' 주말이라 병원도 못가고 쌩자로 더 앓다가 오늘 치과 가서 엑스레이부터 찍었어요. 치아나 뼈는 괜찮고 잇몸에 염증이 심한 상태라 잇몸주사 맞으면서 경과를 보자고 하두만요. '하필' 임플란트 해넣었던 쪽이 부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그나마 다행이에요. 근데 요게 끝이 아니에요. 내내 이상없던 콘택트렌즈 오른쪽이 '하필' 모임 있던 날 가장자리가 찢어졌나 봐요. 눈을 압박하니 잇몸통에 안구통까지 겹친 거죠. 신경은 쭉 연결되어 있으니까 어디가 아픈지도 정확히 모르겠는채 얼굴 반쪽을 강타당한 느낌이었던 거죠. 죽을 병 아니고 치료하면 나을 병이니 염려 마시구요...ㅎㅎ 마지막으로... 저는 '하필' 포토스티치에 오게 되어서 너무도 행복한 하필여사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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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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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짱아)
